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시요일'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합리적인 쇼핑을 가능하게 해주긴 하지만 '뽐거지'라고 놀림받는 커뮤니티 '뽐뿌'의 게시판을 둘러보다가 '시요일'이라는 어플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예술 중에서도 대중예술이라고 하기는 쉽지 않은 '시'라는, 예술중의 예술인 '시'를 다루는 어플을 가장 세속적인 욕망과 관련된 사이트에서 발견했다는 것은 약간은 부끄럽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재미있는 일이었 습니다.

시요일은 시 + 요일의 합성어로, 누가 보아도 '시'를 보여주는 어플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여 시에 대한 강의를 들었을 때에는 이상의 시집을 사서 읽으려는 벅찬 꿈을 꾸었지만, 하루하루가 바쁘다 보니 점점 시와는 멀어지게 되더군요.

시요일은 '오늘의 시'라는 이름을 통해 매일 한편의 시를 사용자에게 소개해줍니다.

 

 


오늘의 시만 이용하는데에는 로그인이 필요하지도 않고, 당연히 결제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위의 페이지에서 더보기나 화면을 누르면 시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댓글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시를 읽은 느낌을 서로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눌러서 나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있어요.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캡쳐는 막아두었기때문에 사진은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ㅜㅜ 

 

 

오늘의 시를 읽다가, 뭔가 발동이 걸려서 다른 시를 더 읽고싶은 마음이 들 때에는 이렇게 독자들이 테마별로 모아둔 시들도 구경해 볼 수 있습니다 - 여기까지는 결제가 필요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

 

 


 

생각보다는 여러편의 시가 있는것 같아요. 
저도 '시요일'을 설치하고 나서부터는 '오늘의 시'가 추가되었다는 핸드폰 알람(푸쉬)가 울리면 슬쩍 들어가, 오늘의 시를 한편 읽고는 합니다.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이나, 시집으로 검색을 해서 원하는 시를 찾아 읽을수도 있습니다.

 

시인 낭송을 통해서, 직접 낭송을 들어볼 수도 있구요.

 

아무튼, 아직 이용권을 결제만 하였고 사용은 하지 않아서 유료서비스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확신하지 못하겠지만, 저에게는 무료 서비스만으로도  꽤 의미있고 괜찮은 어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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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시 한편이라, 얼마만큼 시를 깊게 음미하고, 시를 가슴에 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어플을 설치한 것이 예술과 멀어지는것, 이전의 내가 되고싶었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기위안과 자기합리화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쨋든 '시요일'을 설치하고 나서 부터는 하루에 한편씩은 시를 읽고, 다른 시들도 조금 뒤적거려 보곤 합니다.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검색을 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은 이제는 너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리에게는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시를 폰으로 읽게 되니, 시를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감사함과 함께, 일종의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의 시를 쓰기 위해서 시인이 얼마나 많은 고뇌와, 자신의 영혼의 조각들을 갈고 닦아야 하는지는 저도 시인인 가족이 있어서 조금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쓰여진 시가, 이렇게 쉽게 소비되어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한번도 읽혀지지 않은 시보다는 읽혀져서, 다른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를 어떤 시인들은 바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며, 이렇게 어플을 통해서 쉽게 접한 시라도 나의 마음에 담고 싶은 시는 언젠가 시집을 구매해서, 작가와의 진정한 교감을 나눠보아야 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시를 사랑하거나, 한때라도 시를 꿈꾸었지만 현실의 팍팍함에 멀어져갔던 스티미안님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PS. 검색해보니 안드로이드와 애플 앱스토어 모두에 등록되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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