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서울성모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주창하는 '문재인 케어'를 선보였다.

 

그동안 보험 상품에 있어서, '건강보험'이 그나마 들만하고, 다른 보험은 들면 안된다고 했던 것을 이전 글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사보험이 필요 없는 나라도 없지만, 그래도 필요한 이유는, 미래는 알지 못하고, 한살이라도 건강할 때에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제 발표된 <문재인케어>에 대해서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단, 우리나라 건강 보험의 보장률은 OECD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최고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건강보험을, 더 보장해 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대통령이 있을수가 있나.. 이거 실화냐?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부분을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나라가 '의료'에 있어서는 헬조선 답지 않게 괜찮았던 나라라는 것을 동의해야 한다.

 

외국에 나가서 맹장수술을 한번 했더니 2억이 들어서, 아직도 가격을 협상하는 중이라던 한 연예인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편으로는, 무상의료 천국이라는 나라에서 의사 얼굴을 한번 보려면 기본으로 3일은 기다려야하고, CT라도 한번 찍으려는 날에는 한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의료는 위에서 이야기한 양 극단의 의료 시스템중 그나마 괜찮은 중도를 걷고 있다.

 

무상은 아니지만, 엄청나게 싼 가격에,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문화가 가미되어, 의료 결정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큰 병이라면 응급실에 가면 CT찍는데 한시간도 안걸린다.

 

여기서 내가 지적하고싶은 것은, 과연 이렇게 '싸고 괜찮은 의료' '가성비 좋은 의료'를 만들어 놓은 공이 누구한테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늘 우리나라 의료를 찬양할때 나오는 것이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찬양이다.

 

 

자, 그런데 세상에 정말로 '싸고 좋은것' 이 있던가? 우리나라의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외국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졌던(사실 지금도 가지고 있지만) 이유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

 

부끄럽게도 하청 업체에 대한 착취적 가격 삭감으로 그러한 가격을 형성하였던 것이다.

 

여기서 하청업체는 누구일까? 설마, 돈 잘벌어보이고, 다들 사회 지도층이라고 생각하던 의사? 뭔가 이상한데?

 

설명해줄수 있다.

 

'비급여의 급여화'에 나오는 대로, 우리나라 병원에서 진료를 보면, '급여'나 '비급여'둘중 하나이다.

 

이 중에서, 의사가 '급여'항목에 대한 진료를 하게되면, 이에 대한 평균 수가 보존률은 80%다. '급여' 진료를 하면 의사가 원가의 80프로를 받는다는 말이다. 뭔가 이상하다.  원가에 80%를 받는데도, 어떻게 버텼냐고?

 

(물로 그렇게 하면 안되지만) 비급여 진료로 버틴 것이다.

 

더 쉬운 예로, 내시경을 내시경을 예로 들어보겠다. (예로들었지만 현실이 그렇다.)

 

내시경을 한번 하고나서 다음환자 내시경을 하기 전에, 소독을 해야한다. 이때 소독약과 소독을 하는 비용(원가)이 3000원인데 국가가 소독 전체 비용을 퉁쳐서 500원을 준다.

 

그러면 병원은 소독을 할때마다 손해다. 근데 병원은 울며 겨자먹기로 소독을 해야한다. (실제로 소독을 안하는 병원은 국가와 언론이 몇번 나서서 때렸다.)

 

즉, 우리나라의 '싸고 괜찮은 의료'는 '급여 진료'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비급여 진료'에서 메꾸는 비정상적인 진료 형태를 통해서 유지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진료환경에서 손해보는 것은 누구일까?

 

1. 의사들이다. 의사들은 본인들의 지식에 따라서 진료하지 못하고, 보험금을 청구 받을수 있는 '심평원'이 돈을 제대로 줄 진료만 하게 된다.

 

2. 따라서 환자들도 피해를 입는다. 의사가 정확한 치료를 하지 못하고, 국가 눈치를 보게되면, 환자는 무조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내가 꼭 받고싶은 치료가 있으면, 예전에는 비급여로 비싼 돈을 내고라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못받는다. 그냥 불가능해진다. 따로 의사한테 뒷돈주면 안되냐고? 그러다 걸리면 의사는 면허증이 날라간다. 할리가 없다.

 

정말로 '문재인케어'가 5년을 넘어서도 건보료 상승률 3%를 지킬수 있을까?

 

절대 없다. 벌써부터도 건강보험 흑자금인 30조를 써가면서 버티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길어봤자 5년이다. 5년이 지난 뒤에, 건강보험료를 올리겠다거나, 제도를 줄이겠다고 했을때에 과연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까?

 

결국 뒷 정부에 폭탄돌리기를 하는 것이다.

 

정말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그대로 정책이 실현된다면, 지금까지 실비보험을 들었던 사람들은 해지하는게 유리할 것이다.

 

우리가 보험을 가입할 때에 생각했던 확률과, 보험료 지출은 이제 의미없는것이 되었고, 판은 새로 짜져야 한다.

 

즉, 지금까지 보험료를 20년간 내고, 80세까지 보장을 받은 사람들은 엄청난 돈을 손해를 본 것이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이득일까? 일단 지금 시점을 짤라놓고 보면 엄청난 이득이다.

 

보장성이 더 낮은 시점에서 게임의 규칙을 정했는데, 보장성 자체가 올라버리면, 원래는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치료비를 이제는 국가가 내주게 된다.

 

따라서, 일단은 정책의 추세를 보다가, 정말 비급여의 급여화가 이뤄진다면, 납입기간이 많이 남은 보험의 경우 해지하고(물론 이미 납입한경우에는 어쩔수없다. 끝난거다 그냥) 새로 발행되는 보험을 가입하던가, 국가를 믿어보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이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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