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맛이 많이 들어있는 케익이 없길래 그냥 어머니가 좋아하는 맛들만 모아서 사왔습니다. ㅋㅋ 숫자2 초는 올해 두번째 생신이라서 켜봤습니다 ^^>


어떻게 일년에 생신이 두번이나 있을까요? 답은 아들이 불효자라 그렇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생신은 음력입니다. 그래서 미리 달력에 음력 8월 8일을 어머니 생신으로 체크해 뒀는데, 어플이 오류가 났는지 제가 실수를 했는지 9월 8일이 어머니 생신인 줄 알고 놀래켜드리려 몰래 서울을 한번 왔었죠.


음력 8월 8일은 양력 9월 28일이더라구요 ^^ 음력 양력을 하나도 모르는 저는 뭔가 이상하다는 못했답니다. 민망해서 준비해 뒀던 생신선물도 그냥 미리 드려버렸습니다. ㅋㅋ 덕분에 어머니는 올해만 두번째 생신축하를 받으시겠네요. ㅋㅋㅋ


어머니의 진짜 생신을 맞아, 연휴 기간동안 공부할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울로 올라왔답니다.


어머니는 이제 예순이십니다. 아버지는 마흔, 어머니는 서른 다섯에 저를 가지셨으니, 옛날의 평균 출산 연령을 생각하면 저는 정~말 늦둥이었지요


어머니 아버지가 연세가 많으신것에 불만이 하나 있다면, 나와 함께할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로 건강관리, 운동좀 하시라는 잔소리가 늘었습니다. 아버지는 억지로 수영장으로 모셔가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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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사람을 뽑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저의 어머니 아버지를 뽑습니다. 저는 어머니 아버지같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것 같아요.


부모님은 어렸을때 부터 "결과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네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신 분들이에요. 말씀만 그렇게 하시고 실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눈치를 주시거나 했다면 저도 알아차렸겠지만, 지금까지 자라오며 한번도 성적 때문에 혼나거나, 죄책감을 느꼈던 일이 없다는 것(그럴만한 성적도 꽤 받았는데도요)을 돌이켜보면 부모님께 참 감사합니다.


또 부모님은 매는 몇번 드셨어도(그래도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이지만) 한번도 본인 감정을 주체하지못해 체벌을 하신다거나, 맨손으로 체벌을 하신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체벌을 받을때도 물론 엉엉울긴 했지만 돌아보면 어렸을때부터 한 인격체로 대우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너무 저희 부모님 자랑만 신나서 한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아들은 20대 중반이 되어서도 2주만 집에 못가도 우울해하고, 틈만나면 서울에 오려고 하는 마마보이가 되어버렸습니다 .  글을 쓸때는 어머니라고 쓰지만 저는 항상 이나이를 먹어서도 엄마 아빠라고 두분을 부릅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왠지 멀어보이기도 하고, 저는 별로더라구요.

 

모든 어머니는 자식이 자신을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나는 나의 어머니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부끄럽지만 꼭 알려드려야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 받은 사랑을 다 갚는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제가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도록, 어머니 아버지가 오래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맛이 많이 들어있는 케익이 없길래 그냥 어머니가 좋아하는 맛들만 모아서 사왔습니다. ㅋㅋ 숫자2 초는 올해 두번째 생신이라서 켜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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