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넓얕'에서 정치 파트를 읽다가, 사람들은 정말로 완전히 평등한 사회(권리,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를 원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하므로, '사회'와 '평등'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은 결국 경제의 영역인 재테크와 그렇게 동떨어진 논의는 아닐 것이다.

이미 원시시대부터 현대사회까지, 고대 공산사회를 제외하고 모든 사회는 계급이란 것이 존재하였고, 역사가 진행하면서 계급간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말 '본질적으로 평등한 사회'를 원하는 것일까?

일단 사람의 지능, 외모, 건강 등 타고나는 것에서부터 모든 사람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가 완전히 무시되는 공간, 마음만 먹으면 완벽한 평등이 이루어지는 인터넷 사회로 생각의 범위를 조정하여, 논지를 진행하고자 한다.

'인터넷 사회'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곳을 생각해 보면 인터넷 기사의 댓글창과 게임이 떠오른다.

과연 이 두곳은 '본질적으로 평등한 곳'인가?

 

 


게임에 처음 접속했을때에, 누구나 레벨 1이며, 댓글도 누구나 같은 글자수 제한과 글자크기, 글자 모양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은 동일'하다.

그러나, 시작이 동일하다고 해서 그들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평등한 댓글창 보다,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이 위로 올라가는 댓글 시스템은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참여를 유도한다. 높은 추천을 받아 위로 올라간 댓글은, 다른 댓글에 비해서 사람들에게 많이 읽힐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이는 곧 '권력'이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존재하지만, 대부분 게임을 시작하면 레벨 1부터 시작하거나, 단판제 게임이라면 아무리 높은 레벨을 가진 사람이라도 외형의 변화만 가지고 시작을 하지, 게임 처음부터 능력치의 차이를 지니고 시작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러한 게임과 댓글창에서의 '계급'을 사람들이 문제없이 받아들이는 이유는, 적어도 출발 선상이 동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그래서 어느 사회에서나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성은 반듯이 갖춰져야 하는, '사회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부재한 것이, 사회에서 나름대로 성공하거나 높은 소득을 얻는 사람들에 대한 이유없는 반감을 형성하는 기본적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인터넷 사회에서 사람이 추천을 받고, 레벨을 올리려고 하는 행위들은, 인간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계급상승의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회와 절차가 공정하다면, 누구에게든 '높은 계급'에 도달할 수 있는 권리가 존재하는 것이 맞고, 강제적으로 그들이 얻은 것을 뺏어서 무위로 만들어 버리면, 사람들은 쉽게 흥미를 잃고 만다.

그 대표적인 예시를 보여주는 게임이 바로 '문명온라인'이다.

 

 


게임은 위에 소개한 다른 게임들과 달리, 세션이라 불리는 한 덩이의 게임이 끝나면, 다른 게임이 시작할 때 이전 덩이의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성취한 것은 거의 무위로 돌아간다. 이러한 플레이는 게임 역사에 유래 없는 실험이라 불릴 만큼 대단한 도전이었으나, 그 실험은 결국 1년만에 서비스 종료로 막을 내리고 만다. 

물론 스타크래프트나, 오버워치와 같은 게임들도 이전 게임의 결과가 이후 게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등급'을 설정해서 그들이 나름대로 성취감을 갖게 하거나, 외형을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보상'을 설정해 두었고, 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가 사라진 사람들 중에서 일부는 등급과 보상에 대한 욕망으로 게임을 지속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등에 있어서는 더 완벽한 평등을 의미할 수 있는 작은 사회'들에 대한 실험을 볼 때에, 우리는 사람드이 원하는 것은 진정한 평등이 아니며, 결국 모두들 남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적어도 '다름'을 느끼고 싶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다름'과 '불평등'에 대한 욕먕이 교육과 사회구조 의해서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사회가 다름과 불평등을 통해 내가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도록, 개인들의 욕망에 영향을 미쳤고, 사람들은 그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 있어서, 사람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여기서 올바른 정치제도를 고민할 때에 일단 질러놓고 나중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고치겠다는 식의 방식은 절대로 옳은 방식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21세기 현대 사회에는 너무도 많이 주어져 있다.

나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연구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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